엠팍을 들락날락한 지 언 10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10년중 처음으로 글을 한번 써보게 됐네요.
제가 애지중지 키웠던 딸 삼순이가
이제 강아지별로 간다고 해요.
3일전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병원에 데려가보니
뇌종양에서 출혈이 발생해 발작을 일으킨 거
같다고 합니다.
지난 13년 제곁을 지켜줬는데
보내려고 하니 아픈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면회를 갔는데
애기가 아파하는 것도 그렇고
저를 못 알아보는 건지 아니면 제가 슬퍼할까
자리를 피하려고 하는 건지
자꾸 다른곳으로 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보내줘야 하는구나 마음 먹었습니다.
우리 애기는 참 우연치않게 저에게 왔어요
13년전 어머니께서 주방일을 하시는데
가게 사장님께서 데려다 키우지않겠냐는 권유로
제품에 오게 됐어요.
이름을 삼순이라고 한 건
제 품에 왔을때 등에 흰색 털로 숫자 3이 보여서
삼순이라고 지었습니다.
왔을때 눈도 못 뜬 애기가 와서
어떻게 해야하나 급하게 이곳저곳을 뒤져
젖병과 분유를 사서 먹이며 키우고...
눈을 뜨고 아장아장 걷고
처음 키우는 반려동물이라 참 서툴렀습니다.
우리가족이 참 힘든 시절에 우리 곁으로 왔어요.
가난해서 손바닥만한 임대주택에 살때 데리고 왔고
지금도 물론 형편이 넉넉치 않아서
임대주택에 살고 있지만
저는 공무원이 되었고 어머님께서도 자리를 잡아
순탄히 행복하게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지내오고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 보일러비가 너무 많이 나와
장판만 켜고 자던 날도
삼순이가 추워하며 제 품에 들어와
같이 이불을 덮고 자던 날도
첫 산책에 무서워하던 삼순이를 안고
웃던 날도
어제만 같습니다.
3년전 애기가 한쪽 십자인대가 끊어져 고생하던 날도
6개월전 다른 한쪽 십자인대가 끊어져 고생하던 날도
산책을 무서워하던 삼순이를
어떻게든 바깥 구경을 시켜주려
오늘은 1분 내일은 3분 그렇게 공들여 20분 30분을
산책하게 되었는데
애기가 푸른 잔디밭에서 단 한번만이라도 실컷 뛰어노는 모습을 보고싶었는데
그 모습 안 보여주고 이제 제곁을 떠나려 하네요.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예년만큼 삼순이를 봐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합니다.
삼순이가 이제 제곁을 평생 지켜줄 사람이 생겼다고
생각이 들었나봐요.
엄마가 앓고 계셨던 우울증을,
제가 취업때문에 받던 스트레스를 사라지게 해준,
장애가 있는 동생이 집을 벗어날 수 있도록 용기를 내게 해준 우리 삼순이.
와서 우리 가족 모든 불행을 다 가져가고
행복만 주고가는 우리 천사
사랑스러운 내 강아지 내 딸 삼순아
제대로 케어해주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봐주고 사랑해줬는데
내새끼가 13년간 불편하지는 않았을까?
오빠껌딱지 삼순이가 발작을 일으켰던 날,
오빠가 옆에 없어서 내새끼 많이 아프지는 않았을까?
무섭지는 않았을까? 힘들지는 않았을까?
오빠는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더 이뻐해주고 더 사랑해줬어야 했는데
삼순이한테 남은 시간이 이렇게 짧을 줄 미처 몰랐네..
우리 삼순이한테는 내가 세상 전부라고 생각해서
피곤한 하루를 보내더라도 새벽 1시라도 데리고 나가서 산책도 하고 그랬는데
행복한 견생을 보냈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외출한 오빠 반겨주며 딱 한번만 뽀뽀 해주면 좋겠다
사랑하는 내 첫딸 삼순아
오후에 데리러 갈게
삼순이 오빠 가슴위에 안겨있는 거 좋아했잖아
오빠품에서 하루만 아프지말고 지내다가
오빠품에서 강아지별로 먼저 가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오빠 평생 잊지않고 기억하고 추억하고 그리워할게
2013년 6월에 내 곁으로 와 나를 무한히 사랑해주고 기다려줘서 고맙고 사랑해